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인해 국제 무역 환경에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유럽연합(EU)은 예정대로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관세 혼란의 배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5년 4월 ‘자유의 날(Liberation Day)’을 선언하며 광범위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 적자가 있는 국가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거의 모든 교역국에는 최소 10%의 기본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관세가 미국의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하며,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국제 무역 환경에 상당한 불확실성과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 법적 공방: 미국 국제무역법원(U.S. Court of International Trade)은 5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IEEPA)을 남용하여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월권 행위라고 판결하며 관세 시행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즉시 항소했으며, 연방 항소법원이 이 판결에 대한 임시 유예를 결정하면서 관세는 현재(5월 30일) 일시적으로 재개된 상태입니다.
- 경제적 파장: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며, 일자리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각국의 신중한 태도:
미국의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 협상이나 정책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세의 최종적인 법적 지위가 불확실하고, 언제든 새로운 관세 위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무역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EU의 예정된 무역 협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EU가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EU의 이익을 강력하게 방어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 대화 유지: EU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중요하다고 보고, 협상을 통해 상호 존중과 위협이 아닌 방식으로 무역 관계를 이끌어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 후 관세 부과 기한이 연장되기도 했습니다.
- 보복 관세 준비: EU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옥수수, 밀, 의류 등 21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보잉 항공기나 자동차 등 950억 유로 규모의 다른 제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협상 제안: EU는 미국에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 일부 미국 농산물에 대한 시장 접근성 확대, AI 데이터 센터 공동 개발 등을 제안했지만, 미국 측은 이를 거부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농업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어 EU와 견해차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무역 환경이 매우 유동적이며, 주요 경제 블록 간의 긴장과 협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합니다.